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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18 프레이밍(framing)에 따른 메시지 전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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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저널리즘 강의 여섯번째
카메라 시점에 따른 효과
포토저널리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혹은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흔히 카메라 앵글이라고 부르는 시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정면이냐 후면이냐, 아래냐 위냐 등의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카메라 시점과 관련된 사항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앵글이라고 부르는 문제와도 관련이 있으며, 촬영거리에 따라서도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앵글을 가장 사진적으로 표현하면 프레이밍(framing)이라고 하는데, 이 프레이밍은 사진을 구성하는데서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시각적으로 불필요한 부분들을 제외시키는 마이너스의 과정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반대로 필요한 부분을 집어넣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필요한 부분 이외의 다른 부분을 빼내는 과정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부터 다루게 될 프레이밍의 첫 시간으로 우선 카메라 시점에 따른 효과의 문제를 사례들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여기서 소개하는 모든 사진들은 미국 일간지에 게재되었던 사진으로 퀄리티(quality)에 있어서 대동소이하지만 비교를 통해 좀더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까를 알아보고자 한다.
사례 1. 정면 혹은 후면에서 촬영할 것인가?
취재대상은 지역 사회의 지도자들과 고위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국의 개국 현장이다. 행사장에는 케이블 텔레비전에 걸맞게 각 채널들을 따로 보여주는 수많은 텔레비전 세트들을 전시해 두었다. 이럴 때 우선 우리가 머리 속에 그려낼 수 있는 그림은 텔레비전 방송국 개국 현장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과 행사 장면을 동시에 촬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 사진에서 키스 맥밀란(Keith McMillin) 기자는 각기 다른 채널들을 보여주고 있는 텔레비전 스크린을 중심으로 촬영했다. 팬 포커스로 처리하기 어려운 실내 촬영 때문에 정면이 다소 흐릿하게 나오긴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독자들은 이 사진을 통해 이 행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 사진은 지나치게 많은 공간을 오른쪽에 허용함으로써 대각선으로 이어지는 수렴점에서 시선이 사진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결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단순히 텔레비전 세트들을 나열함으로써 행사장이라기보다는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더 강하게 주고 있다.
브렌트 심코스키(D. Brent Simcosky)가 촬영한 두 번째 사진은 텔레비전의 뒷 모습이 보이지만 많은 텔레비전 세트들이 각기 다른 명판을 붙이고 있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고, 다소 높은 위치에서 촬영해 전자제품 상점 같은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시점은 케이블 시스템을 켜고 설명을 하고 있는 연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청중들을 보여준다.
두 사진 모두 포토저널리즘에서 말하는 전경, 미디엄샷, 클로즈업① 사진들 가운데 전경(overall) 사진에 해당된다. 케네스 코브르(Kenneth Kobre)가 ‘포토저널리즘 : 프로 사진가의 접근’에서 설명한 것처럼 전경 사진은 독자들이 사건이나 현장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촬영된 사진이다. 따라서 다소 높은 앵글에서 전체를 아우름으로써 행사에 참가한 인원수까지도 파악할 수 있도록 행사 규모도 사진에서 보여야 한다. 따라서 두 사진을 비교할 때 전경 사진으로는 두 번째 사진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판단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항상 포토저널리스트는 기본 룰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① 시각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케네스 코브르는 포토저널리스트는 현장에서 전경, 미디엄샷, 클로즈업의 세 가지 접근을 권장한다. 여기서 전경 사진은 현장감과 사건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제시하기 위해, 미디엄샷은 기사의 리드(lead) 문구처럼 그 장면 속에 기사가 말하려는 모든 요소들을 포함하기 위해 하나의 이미지에 중요한 요소들을 압축하여야 하고, 클로즈업은 감정적이고, 극적인 효과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또한 다양한 시각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포토저널리스트는 아이레벨(eye-level)의 사진뿐만 아니라 하이앵글과 로우앵글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례 2. 왼쪽 혹은 오른쪽에서 촬영할 것인가?
다음의 사진들은 어린이 곰인형에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는가를 검사하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우선 로우 앵글로 촬영된 첫 번째 사진에서는 곰인형이 좀더 부각되었고, 곰인형과 검시관들이 좀더 가깝게 보이도록 원근감이 조절되었다. 배경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처리되었지만, 불행하게도 오른쪽 검시관 뒤쪽으로 조명이 들어와서 얼굴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럴 경우 여러분들 같으면 어떻게 처리하였을까? 만약에 사진가가 왼쪽으로 카메라를 조금만 옮겼더라도 조명은 머리 뒤쪽으로 감추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촬영시 조금만 더 신중한 판단을 내리게 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사진은 좀더 높은 앵글에서 촬영해 왼쪽 사진과는 달리 검시용 모니터의 상단 부분이 사진 안에서 지배적으로 보인다. 일부분이 잘려 나간 얼굴들, 벽의 형태, 텔레비전 조명 등이 사진을 다소 산만하게 만든다. 이번에도 카메라 앵글을 조금만 오른쪽으로 조절하였더라면 일부분이 잘려 나간 얼굴들을 살려내고 조명을 프레임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사례 3. 정면 혹은 아래에서 촬영할 것인가?
두 장의 사진들은 모두 윌리엄 예이츠(William Yates)라는 사진기자가 촬영한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버스가 사고로 인해 난간을 부수고 얼마나 많이 밖으로 빠져 나갔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사고가 난 지점이 얼마나 높고 위험한지를 보여주지 못한다. 그래서 예이츠는 고가도로 아래로 내려가서 두 번째 사진을 촬영했다.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지는 기사가 나간 1면에 첫 번째 사진을,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을 단독으로 내지에 크게 게재하였다. 물론 두 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같은 면에 사진 페어(photo pair)로 게재하였다면 훨씬 더 시각적으로 강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은 현장에서 한두장의 사진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반드시 가능한 모든 카메라 시점을 찾아보고 촬영해야만 독자들에게 좀더 좋은 메시지를 사진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
사례 4. 후방 혹은 측면에서 촬영할 것인가?
이번 사진은 차량이 호수에 빠져 소방대원들이 구출하는 현장이다. 이 경우 측면에서 구조 장면을 전체적으로 보여줄 것인지, 혹은 구조대원들과 호수의 전경을 모두 보여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첫 번째 사진은 측면에서 촬영해 사다리를 탄 소방대원이 차에 체인을 연결하는 장면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에 반해 후변에서 촬영된 사진은 구조대원들의 모습과 호수 전체가 사진 속에 잘 드러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사건 현장을 좀더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훨씬 더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배경의 영향
사진의 배경은 사진 전체의 메시지를 도와줄 수도 있지만, 때론 해칠 수도 있다. 전체 환경이 중요한 경우에 배경은 사진 속에서 ‘여기가 어디인지’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배경이 복잡하거나 눈에 거슬릴 경우에는 메시지를 모호하게, 최악의 경우에는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프레이밍할 때 사진가가 판단해야 할 가장 첫 번째 문제는 배경이 메시지를 이야기하는데 필요한지의 여부를 간파하는 것이다. 그런 후 프레임 안에 포함시킬 것인지, 배제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사례 1. 배경이 모호한지 아니면 정보 전달적인지?
두 사진 모두 약 42미터에 달하는 트럭을 자신의 오토바이로 점프를 시도하는 이블 크니블(Evel Knievel)을 촬영한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은 정면에서, 두 번째 사진은 사선에서 촬영했다. 두 장의 사진은 각기 캡션에서 “이블이 11대의 맥 트럭을 넘어간다”, “이블이 11대의 맥 트럭 위로 지나간다”라고 표현했다. 사실 이 묘기는 트럭 위가 아닌 옆으로 묘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캡션이 더 사실에 가까운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캡션보다 사진 자체만으로 보았을 때 어떤 사진이 관객, 트럭, 오토바이, 활공대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표현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례 2. 배경이 깨끗한지 혹은 혼란스러운지?
두 장의 사진 모두 반핵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촬영한 것이다. 이 두 장의 사진을 보면 모두 피켓과 다음 세대를 위한 관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두번째 사진은 로우 앵글을 사용해 단순한 하늘을 배경으로 시위대의 모습을 선명하게 촬영하였고, 첫번째 사진은 뒤에 있는 복잡한 나무 배경과 전경의 시위대가 혼란스럽게 섞여 있다. 로우 앵글로 찍은 사진은 역광의 해를 관으로 잘 가렸고, 이 경우 필-인 플래쉬를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사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타이밍의 결정
사례 1. 정지된 장면을 선택할 것인지, 혹은 액션을 가미할 것인지?
그림11그림12 고속도로에 비상착륙을 시도한 비행기가 지나가던 자동차와 충돌하고 가드 레일을 들이박았다. 첫 번째 사진은 강제 착륙의 정적인 기록이지만, 두 번째 사진은 액션이 가미되어 좀더 흥미로움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사진의 구성이 좀 더 강렬하고, 배경 정리도 훨씬 깔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압도적 전경과 설명적 배경’이라는 전경과 배경의 관계 설정도 뛰어나다. 이 경우 우리가 고속도로 사고에서 많이 보듯 사고 비행기를 구경하느라 길게 늘어선 1차선 도로가 정체를 일으키고 있다는 정보 또한 메시지 전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례 2. 직광 혹은 역광?
사진은 프랭크 니메어(Frank Niemeir)라는 사진가가 세계 최초의 태양 에너지 비행기가 14분간 비행했던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첫 사진은 태양 에너지라는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 태양을 포함해 촬영하였는데 흑백필름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 태양을 표현하기 위해 암실에서 지나치게 많은 버닝(burning) 작업을 한 것이 표시가 날 정도로 인위적으로 보인다. 원래 컬러로 촬영된 두 번째 사진은 태양 에너지를 모으는 집광판, 동력을 보여주는 프로펠러 등 세부 비행기의 모습이 잘 드러났다. 이 두 장의 사진은 모두 각각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사진은 예술적인 표현에서 앞서고, 두 번째 사진은 정보 전달력이 뛰어나다. 물론 선택은 사진가 자신에 달려 있지만, 포토저널리즘 사진이라면 정보 전달에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더 많다.
포토저널리즘의 선택 사례
미국 빈곤층 취재한 마이클 윌리엄스
마이클 윌리엄슨(Michael Williamson)은 미국의 제2 대공황기라고 불리던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중서부 지방의 대형 공장들이 폐쇄되면서 발생하였던 중산층의 몰락을 기록했던 사진가이다. 그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여행’이라는 작품집으로 이 작업을 정리하였는데, 여기서 그는 사회적 충돌과 불평등에 관한 많은 증후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접근에서 매우 독특한 점은 그가 단순히 공장 폐쇄로 인해 몰락한 중산층을 기록하였다기 보다는 이러한 사람들이 발생한 이후에 사회적으로 나타났던 증후들을 상세히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과 같은 중산층이 몰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를 유지하고 있던 또 다른 중산층이 보여주었던 사회적 냉대를 보여주었다. 즉 로스앤젤레스는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숙식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법을 통과시켰고, 이들이 음식물 찌꺼기를 먹지 못하도록 방역 작업까지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사진 속에는 이러한 사회적 냉대 속에서도 다리 밑에서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동부로 가는 기차를 훔쳐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 등을 기록하였다.
마이클 윌리엄슨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사 사진기자였다. 초기에 그는 이 사건을 단순히 몇 차례 보도하는 것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가 나중에는 2년이라는 기간을 들여 심층적으로 취재하였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IMF 외환위기로 인해 수많은 중산층의 몰락했으며, 이러한 중산층의 몰락은 사회 기반 전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사회적 중대 위기를 가져 왔다. 그러나 당시 사진적 기록이 마이클 윌리엄슨과 같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강조한 것처럼 사진적 기록은 우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주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나라의 위기보다는 우리의 위기가 포토저널리스트가 추구해야 하는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북쪽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부부(Oroville, California)
다리 밑의 노숙자
Journey to Nowhere의 표지
글/김성민(경주대 미디어아트학부 교수, 월간사진 2006년 6월호)
글쓴이 김성민은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수학했고, 사진 통신사 Black Star에서 포토저널리즘 및 에디토리얼 편집인으로 일했다. 뉴욕 Pratt Institute 대학원 사진 석사,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언론학 박사, 현재는 경주대학교 미디어아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